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『최선의 삶』: 임솔아가 그려낸 아픈 청춘의 초상

by siniiiii 2025. 1. 31.

임솔아 최선의 삶

임솔아 작가의 장편소설 『최선의 삶』은 2015년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으로,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작품입니다. 이 소설은 단순한 성장 이야기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며,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.

작품의 배경과 줄거리

『최선의 삶』의 배경은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의 대전입니다. 주인공 강이는 열여섯 살 여중생으로, 부모님의 욕심으로 인해 더 나은 학군인 전민동으로 위장 전입을 하게 됩니다. 실제로는 읍내동에 살고 있지만, 전민동의 늘푸른아파트에 주소를 두고 있는 것이죠.강이는 새로운 환경에서 아람과 소영이라는 두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. 세 소녀는 서로에게 끌리며 가까워지고, 결국 함께 가출을 감행합니다. 서울로 떠난 그들은 아파트 옥상 앞 비상계단에서 생활하며, 어린 여자 가출 청소년이라는 정체성을 이용해 돈을 구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갑니다.하지만 세 소녀의 관계는 점차 균열을 보이기 시작합니다. 소영의 주도로 강이에 대한 따돌림이 시작되고, 강이는 극심한 폭력을 경험하게 됩니다. 이후 강이와 아람의 두 번째 가출, 그리고 강이가 일으키는 큰 사건 등을 통해 이야기는 절정을 향해 치닫게 됩니다.

작품의 특징과 의미

『최선의 삶』이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임솔아 작가의 독특한 문체와 시선입니다. 작가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물들을 그리면서도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습니다. 오히려 담담하고 절제된 문체로 사건들을 서술해 나가며, 이는 오히려 독자들에게 더 큰 충격과 여운을 남깁니다.소설은 '성장'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, 기존의 성장소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. 주인공 강이는 '병신'이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, 그 과정에서 오히려 '최악의 병신'이 되어가는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. 이는 우리 사회의 모순과 폭력성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합니다.또한 이 작품은 청소년들의 세계를 그리면서도, 그들을 둘러싼 어른들의 무책임함과 폭력성도 함께 조명합니다. 부모, 교사, 그리고 사회 전반의 무관심과 폭력이 어떻게 청소년들의 삶을 파괴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.

작가의 이야기

임솔아 작가는 이 소설이 자신의 악몽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. 열여섯 살 때부터 10년 넘게 꾸었던 악몽을 소설로 풀어낸 것이죠. 이는 단순한 허구가 아닌, 작가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트라우마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.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"이 악몽을 이제는 떠나보낼 수 있지 않을까" 라고 말했습니다. 이는 소설 쓰기가 단순한 창작 활동을 넘어서 작가 자신의 치유 과정이었음을 암시합니다.

영화화와 그 의미

『최선의 삶』은 2023년 이우정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. 영화는 소설의 시대적 배경을 그대로 유지하며,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했습니다.이우정 감독은 인터뷰에서 "이 원작 자체가 내 과거, 그 안의 상처와 닿아 있는 이야기였기에 나를 움직였다"고 말했습니다. 이는 『최선의 삶』이 단순한 한 세대의 이야기가 아닌, 보편적인 성장의 아픔과 사회의 모순을 다루고 있음을 보여줍니다.

독자들의 반응과 비평

『최선의 삶』은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과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. 특히 임솔아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절제된 문체가 큰 주목을 받았죠.신형철 평론가는 "임솔아씨의 『최선의 삶』은 '체급' 자체가 다른 소설이었다"라고 평했습니다. 또한 "나는 이 소설이 서술하고 있는 이 모든 슬프고 아픈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믿는다"라고 말하며 작품의 리얼리티를 높이 평가했습니다.많은 독자들은 이 소설이 불편하고 아프지만, 동시에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. 특히 청소년기의 방황과 고통을 겪어본 독자들에게는 더욱 강렬한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.

결론: 『최선의 삶』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

『최선의 삶』은 단순히 세 소녀의 이야기를 넘어서,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. 이 소설은 우리에게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.우리는 과연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가? 사회의 구조적 폭력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인식하고 있으며,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? '최선'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은 없는가?임솔아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추는 거울을 제시합니다. 그리고 그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직시할 용기를 독자들에게 요구합니다. 『최선의 삶』은 불편하고 아픈 이야기이지만, 동시에 우리 사회가 변화하기 위해 반드시 마주해야 할 현실을 담고 있습니다.이 소설을 읽은 후,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'최선'이란 무엇인지, 그리고 진정한 성장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. 그리고 이러한 고민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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